2020년 3월 14일 (토) 방문.

 

부모님께서 오래간만에 햄버거가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햄버거를 먹으러 나갔다.

 

 

쉐이크 쉑이나 크라이 치즈 버거 등의 햄버거 체인을 제외하고 가장 좋아하는 햄버거 집이다.

 

첫 번째로는, 미국 동네 햄버거 맛집의 맛이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동네 사람들은 다 아는 동네 백반집 맛집 느낌이다. 처음에 이 햄버거 집을 알게 된 이유는 미국 유학 다녀온 친구가 미국 스타일 햄버거가 먹고 싶다면서 같이 가자고 했던 햄버거 집이다. 먹을 때 내가 어렸을 때 먹었었던 미국 동네 햄버거 맛집 맛이 나서 놀랐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 햄버거보다는 간이 세고, 느끼하다. 하지마 가끔 가족끼리 햄버거 생각 날 때, 혈관에 기름칠 좀 하고 싶을때마다 가다보니 여러 번 들르게 되었다.

 

두 번째로는, 메뉴 중 하나인 주말 한정 메뉴 '패티 멜트' 덕분이다. 난 인공적인 단맛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자연스럽고 은은하면서도 감칠맛이 존재하는 단 맛을 좋아하는데 이 조건을 다 만족하는 것이 캐러맬라이징 된 양파이다. 따로 팔지는 않아서 방학때 시간 나면 일 중 하나는 양파를 많이 사서 큰 팬에 식용유를 첨가해서 계속 볶아 캐러맬라이징 된 양파를 많이 만들어 두고 집에서 음식 만들때 단 맛이 필요한 경우 이걸 넣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국내의 많은 햄버거를 먹어보았지만 캐러멜라이징 된 양파를 쓰는 곳은 없었고 기껏해봐야 쟈니로켓의 튀긴 양파가 들어간 스모크 하우스나 생 양파를 쓰는 햄버거 체인이 전부였다. 하지만 원스타 올드패션드 햄버거에서는 '패티 멜트'에 '미디움 굽기의 패티, 여기서 나오는 육즙 + 캐러멜라이징 된 양파의 은은하고 감칠맛까지 가미된 단 맛 + 녹진녹진하게 녹아서 패티의 맛을 끌어올려주는 치즈 + 바삭하게 구운 호밀 번' 이 삼위일체가 합쳐져 맛의 향연을 펼친다. 상대적으로 조금 비싼 가격에도 주말에 햄버거를 먹을땐 원스타 올드패션드 버거를 가는 이유이다.

 

세 번째로는, 프렌치 프라이를 내가 가본 집들 중 가장 바삭하게 튀겨준다. 슈스트링은 이렇게 바삭하게 튀기라고 있는거야! 하는 것 같다. 슈스트링 감자튀김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국 Fish&Chips도 항상 소금만 뿌려달라고 하고 식초는 뿌리지 말아달라고 했다. 식초까지 뿌렸을때 맛있긴 하다만 눅눅해지는게 정말 싫어 절대 식초는 뿌려달라고 하지 않았다. 치즈를 얹거나 각종 소스를 얹는 프렌치 프라이 메뉴도 옆에 따로 달라고 하지 얹어서 주는건 눅눅해져서 싫어한다. 이러한 사유로 감자튀김은 바삭할수록 좋아하는 나로서는 치즈나 칠리소스를 얹어도 바삭함을 잃지 않는 이 집 감자튀김을 정말 좋아한다.

 

네 번째로는, 앞에서 미국 동네 햄버거 맛집의 맛이라고 했는데, 분위기도 딱 그렇다. 빈티지 하고 테이블에는 무심하게 케쳡과 머스타드가 올려져있고 미국 시골 햄버거 집 갬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메뉴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한국에 있는 내가 가본 많은 햄버거 가게들 중 루트비어를 파는 곳은 쉐이크 쉑과 이 집이 끝이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펩스트 블루 리본 맥주를 판매하는 곳도 이 곳이 유일했다. 1844년에 만들어진 역사 깊은  밀워키의 맥주 회사이고, 무라카미의 에세이 집에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투명 병에 담긴, 도수가 20~30도 할 때의 진로 소주의 포지션과 비슷한 것 같다.

 

 

햄버거 병이라고 불리는 대장균 O-157 : H7에 의한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 Hemolytic Uremic Syndrome) 때문인 것 같다. 굉장히 드물게 나타나는 병이기도 하고 소고기에만 있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청결 문제이기 때문에 걱정없이 먹었다.

 

 

패티 멜트

위에서 말했던 '패티 멜트'다. 과장하자면 이 가게를 오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메뉴

 

 

아버지, 나 패티 멜트. 어머니 B.L.T. 프라이 1개에 음료 1개 시켰다. 음료는 캔으로 나온다.
또 먹고 싶다...

 

도곡동에서 오리지널 미국 햄버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패티 멜트 외에도 전부 맛있으니 한번 가서 먹어보길 추천한다. 자주 오시는 외국인 분들도 있는 것으로 봐서는 맛은 증명된 것 같다.

 

정말 우연치 않게 골프 칠 때 자주 뵈었던 유사장님을 원스타 버거집에서 만났다. 굉장히 오래간만에 뵙는거라서 인사 드리고 같이 식사하려고 했는데 알바생분이 의자랑 테이블 이동은 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식사는 따로 하고 나중에 필드에서 한번 뵙기로 했다. 먹고 나갔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계산해주시고 나가셨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듯이 정말 오래간만에 뵈었는데도 살갑게 인사해주시고 역시 수백억 자산가는 다르단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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